덜렁이도 극한의 꼼꼼함을 탑재한 수재로 거듭날 수 있다?!
이 글은 이런 분들에게 추천해요:
1. 내신 성적이 항상 2% 부족한 느낌을 받는 학생
2. 공부 자극받고 싶은 학생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학교 소비자아동학부에 소비자학전공으로 재학중인 17학번 박형철이라고 합니다. 수파자에서는 주로 사회탐구와 영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제가 수파자를 시작한지는 1년이 다 되어가는 것 같은데요, 그동안은 다른 일정을 많이 병행하면서 수파자 활동을 하려고 하니 많은 학생들을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굉장히 길고 오랫동안 하고 있어요.
저는 대전에서 가장 학원 밀집도가 높은 곳의 고등학교에서 서울대 환산점수 기준 내신 1.20으로 서울대학교 지역균형선발 전형에 합격했었는데요, 오늘은 그래서 내신 위주로 이야기를 많이 할 거에요.
예전부터 제가 시험을 보면 꼭 하나씩 빼먹거나 놓치는 부분이 있더라구요. 중학교 시절에는 제가 별 생각 없이 살아서 그냥 ‘요게 내 점수지,,,’라고 생각했었는데, 고등학교 올라가기 직전 모종의 계기로 제가 서울대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인터넷 강의를 신청을 했는데 교재랑 같이 서울대 합격 수기가 같이 오더라구요. 정말 한 5번은 정독을 한 것 같아요. 그 때 저의 인상에 가장 깊게 남았던 것이 ‘깜빡노트’라는 귀염뽀짝한 이름을 가진 노트였는데, 그걸 한 번 벤치마킹 해보자! 는 생각을 했습니다. 원래 제가 중학교때까지만 해도 중위권이었는데, 그 깜빡노트를 사용한 뒤로 바로 고등학교 첫 번째 내신부터 전교 1등을 했어요. 그 뒤로도 쭉 적절히 활용해오면서, 마침내 서울대에도 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깜빡노트가 무엇이냐. 정말 말 그대로에요. ‘깜빡하는 걸 적어놓은 노트’입니다. 소크라테스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너 자신을 알라’고요. 그 전후맥락을 자세히 따져보면 ‘너 자신의 “무지를” 알라’라는 말에 가까운데, 깜빡노트는 이 말을 기억하고 있으면 굉장히 잘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내신을 3스텝으로 나누어서 진행했어요.
가장 처음. 일단 교과서를 읽어야겠죠? 교과서, 그리고 선생님이 주신 프린트 등을 굉장히 꼼꼼하게 읽습니다. 여기서 포인트. 정말 ‘정독’해야 합니다. 저는 아무래도 교과서와 프린트에 있는 내용을 내가 손으로 다 써보지 않으면 안 외워질 것 같다는 강박이 있어서 무지 노트에다가 빼곡히 적어놓았는데, 손이 굉장히 아프긴 하지만 그러면서 정독을 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1차적으로 내용 이해와 암기가 완벽히 되었다고 싶을 때까지 정독을 하시면 되는데, 저는 쓰는 건 한번만 하고 한 3~5번 꼼꼼히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서너번째 정독할 때 쯤에 교과서나 프린트 등에서 내가 이건 책을 덮고 설명을 하라고 하면 못 하겠다 싶은 애매한 것들은 형광펜을 들고 쫙쫙 줄을 쳤습니다. 노트에다가 한 번 정리를 하신 분들은 거기에서 형광펜으로 줄 치셔도 좋아요.
두번째 스텝. 이제 문제를 풀어볼 거에요. 시중에 나와있는 내신대비 문제집이나, EBS같은 곳에서 학교내신대비 특강 하면 문제를 나누어주잖아요. 그런걸 주로 풀어봤어요.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문제를 단순히 푸는게 아니라, ‘내가 모르는 것이 뭘까?’를 계속 되짚어보면서 풀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형광펜을 준비해주시고, 처음보는 것 같은 발문, 선지, 보기 등이 나오면 적극적으로 쫙쫙 줄쳐주시면 됩니다. 앞서 줄 쳤던거랑 이거랑 다 깜빡노트에 들어갈 재료들이에요.
자 그리고 마지막 스텝. 깜빡노트를 쓸 차례입니다. 이 때쯤 되면 이제 시험 하루 전, 이틀 전 정도 시간이실 거에요. 그동안 제가 몰랐다고 밑줄 쳐놓은 것들 있죠. 그걸 다 깜빡노트에다가 적는거에요. 여기에서도 포인트 하나 나가자면, ‘최대한 일목요연하고 간단하게’ 정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에요. 왜냐면, 시험장 들어가기 직전까지 읽어야 할 텐데, 간단하게 정리를 해야 그 때는 머릿속에 들어오게 되어 있거든요. 저는 그래서 최대한 형광펜 밑줄 하나 당 한 줄 문장으로 정리를 하려고 했어요. 아까 시험 직전에 본다고 말씀드렸죠. 네. 이걸 이제 시험 하루 전부터 꼼꼼히 보면서 깜빡노트를 덮고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해진 것은 깜빡노트에서 취소선을 죽죽 긋습니다. 그러면 시험 당일날에는 최종적으로 내가 아직 완벽하게 개념이 안 잡힌 것들만 남아요. 시험 직전에 무겁게 다 제대로 읽지도 못할 교과서 참고서 프린트 모두 들고가서 읽는 것보다, 최종적으로 걸러진 깜빡노트를 시험 직전 쉬는시간까지 계속 정독하다가 시험에 들어갑니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그때 읽었던 내용이 3~4개는 나오더라구요. 정말 이건 여러 번 느꼈습니다.
깜박노트는 이런 분들에게 추천해요. 저같이 좀 덜렁대는 사람, 꼼꼼하지 못한 사람을 극한의 경지로 꼼꼼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깜빡노트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내신 점수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올라왔는데 더 이상 올라가는 것이 너무 힘들다! 하는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방법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정말 익스트림하게 꼼꼼해지기 때문에 놓치는 것이 확연히 줄어들 거에요.
저는 공부할 때 그날 하루의 계획을 무조건 짜고 시작했어요. 제가 계획을 짜고 공부를 해보고, 계획 안짜고 공부를 해보기도 했는데, 정말 효율이 다릅니다. 이 때, 단순히 뭘 해야 겠다 하면서 항목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오늘 수학 문제집을 65페이지부터 85페이지까지 풀 건데, 그걸 1시부터 3시까지 해서 끝내겠다 이런 식으로 짰어요. 그러면 하루하루 긴장감 넘치게 공부할 수 있고, 자투리 시간도 더 잘 활용할 수 있어요. 가장 좋은 건 이런 식으로 하면 과목별 밸런스를 잘 맞출 수 있다는 점이에요.
이렇게 계획을 짜는 것도 있어요. 제가 방학때 되면 매번 똑같은 패턴이니까 하루 시작할 때마다 계획 짜기가 조금 귀찮아진단 말이죠. 그래서 어떻게 했냐면 문제집을 푼다! 하면 문제집의 목차에다가 어디어디 단원 며칠부터 며칠까지. 이렇게 짜서 무조건 정해진 기간, 뭐 예를 들면 2주 안에 문제집 하나를 끝내도록 했어요.
저의 수험생활을 이끌어 갔던 것은 ‘절박함’이었어요. 모두가 달리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는 더 빠른 속도로 달려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 그 강박이 어떻게 보면 제가 전교 1등을 하고, 마침내 서울대에 올 수 있게 만들기도 했고, 심리적으로 굉장히 고통스러운 경험을 3년 내내 하게 만들기도 했죠. 그래도 지금 지나서 생각해보면, 그 때 그렇게 절박하게 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첫 번째 기회가 고등학교 3년이라고 생각하고 그 3년의 시간을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절박하게, 치열하게 공부했는데도 한계에 부딪힐 때가 많아요. 특히 시험 볼 때. 치열하게 공부하면 할 수록 긴장감이 어느 순간 나 자신을 압도하려는 때가 있는데, 그 때 저는 제 자신에게 이렇게 되뇌였습니다. “나는 최선을 다했고,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다. 내가 한 노력 자체가 성장의 과정이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맘 편히 시험 보자.”
제가 하는 방식이 정답은 아니에요. 하지만 제가 깜빡노트를 수기집에서 발견하고 벤치마킹했듯이, 여러분도 저의 방식을 벤치마킹 해보신다면 적어도 하지 않는 것보다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